심술이는 우산을 쓴 채 교문 앞에 서 있었어요.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어요. 그 때 왈자가 나타났어요. "어? 심술아. 너 왜 여기 서 있니?" "응, 너랑 같이 들어가려고..." 둘이 사이좋게 운동장을 걸어갈 때였어요. "이크, 이게 뭐야!" 왈자는 신발과 양말이 엉망이 되었어요. 한쪽 발이 진흙 구덩이에 빠졌 거든요. 누군가 장난치려고 일부러 파 놓은 것 같았어요. "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지?" 심술이는 울상이 다 된 왈자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며 말했어 요. 그 날 아침 그 진흙 구덩이에 빠진 사람은 왈자말고도 다섯 명이나 더 되었어요.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 모든 것은 심술이의 장난이었어요. 담임 선생님은 심술이를 불러 따끔하게 혼을 냈어요. "넌 오늘부터 한 달 간 화장실 청소다." "선생님, 잘못했습니다. 제발 화장실 청소만은..." 심술이는 선생님에게 싹싹 빌며 우는 시늉까지 했어요. "이 녀석, 화장실 청소 안 하려고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군. 한번만 용서 해 줄 테니 다른 아이들에게 사과해라." 악어는 잔인하고 징그럽게 생겼지요. 그래서 서양에서는 마음에도 없이 흘리는 거짓 눈물을 빗대어 '악어의 눈물'이라고 해요. 이 말은 '악어가 물 가에서 사람을 만나면 물어 죽인 다음,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려 가며 먹을 것이다.' 라고 한 데서 인용한 표현이에요. 요즘 정치권에서 온갖 부정을 저지른 고위층 인사가 국민들 앞에 눈물로 용서를 구하는 것을 보며 '악어의 눈물'이라 꼬집기도 해요. 또 악어와 관련된 재미있는 말 중에 '악어 논법' 이란 게 있어요. 이 말 은 이집트의 전설에서 비롯되었어요. 옛날 이집트의 한 여인이 아이를 악어에게 빼앗겼어요. "제발 불쌍한 제 아이를 돌려주세요!" 여인이 악어에게 눈물을 흘리며 사정하자 악어가 말했어요. "내가 아이를 돌려 줄지, 안 돌려 줄지 어디 한번 맞춰 보아라. 알아 맞 히면 돌려 주마!" 여인은 기가 막혔어요. 만약 돌려 준다고 말하면 안 돌려 줄 거라고 대 답할 것이고, 안 돌려 준다고 말하면 돌려 줄 생각이었노라 대답할게 뻔했 으니까요. 어떻게 대답하든 잡아먹히기는 마찬가지였지요. 이처럼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고, 마음대로 해석이 되는 말장난을 가리 켜 '악어 논법'이라고 하지요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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